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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7. 23:34 from 1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오랜만에 만나 낯선 길을 따라 걸었다 반지하로 내려가 비좁은 통로를 지나 낮은 천장에 사람 하나가 겨우 서 있을 정도로 작은 공간에서 반의 반 정도 열리는 문틈으로 들어가는 동안 난생 처음으로 폐소공포증을 겪었다 다락방 같은 구조 안에 허리 높이까지 쌓인 책들을 거슬러 올라가니 새로 펼쳐진 곳은 주로 문제집과 참고서를 취급하는 서점이었고 곳곳에서 수험서를 살펴 보던 교복 차림 여고생들의 시선은 일제히 산발한 머리와 어리둥절한 표정의 나를 향했다 그들 중 여고 시절 같은 반이었던 혜숙(가명)이가 나를 알아보고 저것 보라며 옆에 친구와 함께 키득키득 비웃고 조롱하기 시작했다 나는 책더미에서 내려와 조용히 혜숙이를 끌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서....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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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어디부터 어디까지 해석하고 인정하는게 좋을까 괜한 의미 부여는 아닐까 오래 전부터 궁금했었다 굳이 프로이트식대로 해석하자면 지난 밤 꿈에 드러난 무의식 속엔 온통 공포와 억압과 불안과 분노가 한가득이다 꿈의 해석이란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법도 하지만 몸에는 좋은데 입에는 매우 쓴 약으로 느껴지는건 아닐까 아니면 샅샅이 파헤쳐지는 불편한 진실을 감당하느라 낑낑대거나 낱낱이 드러나는 치부를 부정하다가 결국은 외면하고 말겠지 사실 읽을수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프로이트니 정신분석학이니 단어만 접해도 벌써부터 난독증이 밀려오는 그 어떤 느낌적인 느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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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다큐에서 원상처라는 단어를 봤다 '원'자가 근원할때 원자인지 동그라미 할때 원자인지 아무래도 전자 같지만 어쨌든 원상처라는 개념을 쓸 수 있다면 원불안, 원공포, 원분노, 원조급, 원억압...이런 것들도 존재할 수 있겠다 과거에 생겨난 그 '원'들이 현재와 미래에 미치는 파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아이나 부부 또는 가족 구성원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그걸 치료하는 티비 프로그램만 봐도 사건과 사연이 있던데 어떤 결과에는 반드시 그럴만한
원인이 있다는게 내 지론이기도 하다 그러니 내가 혹시 이상행동을 보여도 거기엔 다 원인이 있어서 그러는거야 그 원인이라는건 제거 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니까. 그러니까 내 말은. 나한테 아직 그런 요소가 꽤나 많이. 가만 이거 '원한' 할때 원자는 아니겠지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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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생각해보면 의도치 않은 원인제공을 한 적은 있어도 최소한 먼저 자극하거나 공격해 본 역사는 없다 그런데 그런 자세만으로는 버텨내기 부족한게 현실이다 가끔은 별로 소용이 없었고 더러는 아주 거추장스러웠다 그 사실을 차츰 깨달아가면서 외부자극으로부터 무뎌지고자 부단히 애를 썼지만 결과는 이러했다 "너 왜 이렇게 사람이 냉소적으로 됐니" 또는 "그게 너인데 뭐" 아니 그러니까 난 원래 좀 그러긴 했는데 아니 그러니까 난 원래 그런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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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기분 좋은 것. 불행은 기분 나쁜 것. 행복이란 기분 좋고 나쁨으로부터 자유로워 지는 것. 수행은 현재에 만족하고 사는 것. 지금이 좋은 것. (이상은 법륜스님 말씀) 위에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궁극적으로 소망하는 건 결국 자유다 말하자면 훌훌 털어버리고 행복하기 위한 자유. 그러려면 깨달아야 한다 지금이 가장 좋은거다 사지육신 멀쩡하고 부모님도 살아계시고 사채빚에 시달리지도 않고 10년 넘게 미뤄놓은 일을 천천히 실행에 옮기고 있는 바로 지금. 그러고보면 선무당식 판결은 가깝고 종교적 성찰은 멀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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