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핫썸머 핫 핫 너무 더워
너무 덥다는 말로도 부족해
이건 그냥 불가마 그 자체다
불가마라는 식상한 표현도 부족해
아니 말로는 표현할수가 없어
북극곰은 대체 어떻게 살지
02
유난히 '샴푸발'을 못 받은 날
머리가 덜 마른 상태에서 송글송글 땀방울은 맺히고
습도는 찌를듯이 높고 갈 길은 멀었고
해서 어느덧 쇄골을 훌-쩍 넘긴 요놈의 머리카락을
단칼에 잘라버리고 싶었지만 오늘도.
그나저나 난 언제까지 머리를 기를 작정이지?
03
건망증이 많이 심해졌다
전형적인 스마트폰
아니 스튜피드폰의 폐해
빼도 박도 못 하는 중증 디지럴 치매 환자
도저히 이렇겐 더 안되겠어
내가 어떻게든 좀 손보겠어
종이책을 읽어야 한다
연필로 글씨를 써야한다
낙서도 해야하고
흙도 밟아야 하고
04
과제라고 하기엔 막중하고
과업이라고 하기엔 조금 거창한 일들이 많이 쌓여있다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하나
아흐 무거워
05
하정우처럼 뭐든지, 맛있게, 잘 먹는 사람
하정우 좋아하는거랑 별개로
정말 보기 좋다
여자도 그렇게 먹어도 됩니까?
06
나를 가만 놔두지 않는 사람을 가만 놔두기 위한 노력
07
방어기제를 방어하기 위한 기제
08
'다신 안 그러기 파티'라도 열어야하나
알면서 반복하는 나쁜 짓들을 퇴치하려면
09
음..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그...
죽고 싶어하시는 마음들은 잘 알겠어요
근데 한 80년만 있다가 죽는건 어때요
그때쯤이면 바라는대로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기술이 충분히 구현될 것 같은데
우리 그 신기술이 상용화 되는 그날까지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80년 정도만 기다려봐요
딴거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