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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는 픽션

2010. 9. 23. 20:42 from 1





지난 며칠은 내내 선생님이 떠올랐습니다




모이기만 하면 전원이 일체의 감식없이도 반강제로 유전자를 확인
받는 자리
아랫녘에 껴있던 저 역시 친자임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형용사 '친하다',친구,친밀,친척 등등 똑같이 친할 親자가 붙었으면서 친가는
왜 신호에 걸렸을때 같은 노선 버스기사님들끼리 나누는 인사보다 못한걸까요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매스컴에 비치는 모습대로 '남들처럼' 즐겁지만은 않았어요 



이 모든 것이 <어른의 부재>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태생이 그러했고, 역할모델이 되어줄
<어른>을 만나지 못한 채 살아온 수십년 
그 사실에 일말의 애처로움이라도 얹어볼라치면 느닷없이 뒤통수를 가격당하곤 했습니다 
 



어째서 세월은, 환경은,
<피>는 이토록 찐득하고 버겁고 잔인한걸까요

나이 하나만 어른일뿐 어쩌다보니 어른으로 자라고 어른으로 불리고 어른으로 굳고
그렇게 저도 어른이 되는걸까요



답습하지 않을 것, 고루해지지 말 것, 그리고 '극복' 할 것
이 모든걸 평생 과업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삶에서 밝고 따스하고 아름다운 면에 비해 8할은 족히 되보이는 어두운 이면에 눈을 뜬 뒤

이미 나이를 먹을대로 먹은 지금까지도 여전히<어른>을 찾지못한 제가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불현듯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내후년에 정말 지구종말이 오나 싶게 무섭던 폭우도
언제 그랬냐는듯 잠잠해지고 전에 없이 맑게 개인 것처럼,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도 어느덧 
초가을에서 늦가을로 대기가 널을 뛰는 것처럼, 

이 모든게 다 지나갈까요
 

도대체 어디에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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