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9.30 신은 안 믿어도 보름달은 믿슘니다
  2. 2012.01.02 아니벌써 2일 1
  3. 2009.10.03 . 5

 




보름달에게 소원을 빌려면

1. 단정하게 똑바로 서서 양손을 모으고 고개를 들어 보름달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2. 내가 원시부족 제사장이라도 된 양 간절하게, 정말 미친듯이 간절하게 소원을 빈다
3. 소원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일수록 좋다 (세계정복, 다 잘되게 해주세요- 이렇게 허황되거나 두루뭉술하지 않게)
4. 내용은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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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벌써 2일

2012. 1. 2. 23:37 from 2









대략 11월 초부터 시작해서

트리,조명,산타수염,캐롤 등을 타고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크리스마스 기운은

26일을 기점으로 폭삭 사그라드는가 싶더니 곧바로 연이어 연말기운이 휘몰아치고
안녕하세요 대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주고 받으며
걸그룹 퍼포먼스와 함께 열세번의 종소리로 어물쩡 연초기운으로 넘어가다가
이튿날이 되서야 비로소 모든 것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몰려있던 미션과 퀘스트와 이벤트를 통과하고 나서
해피 뉴 이어에 걸맞는 해피 뉴 플랜을 마련할 타이밍이 됐다




몇년 전까지도 겨울방학 초입의 초등학생처럼

촘촘한 망사같은 생활계획표를 짜놨지만 모든 것은 허사였고
계획따위는 원래 짜는 것에만 의의가 있으며 
어차피 지키지도 못 할 것이므로 그런거 애초에 만들지도 않겠다
라고 몇년을 보냈는데
이건 절대 개인의 의지박약의 문제가 아니고
작심삼일이라고 이미 조상님 대대로 전해내려온 미풍양속 같은 것이니라
예를 들어 다이어트 같은건 원래 매년 1월 1일부터 3일간만 하는겁니다
4일부턴 맛있는거 많이 먹어도 되는거예요 우리끼리 정한 거예요




남녀아이돌도 관심없고 
본 드라마보다 안 본 드라마가 더 많아서

누가 대상을 타고 누가 못 타는지도 관심없고

마림바 하나로 벨소리, 알람, 모닝콜을 다 해결해도 아무렇지 않은
심심한 사람이 되었지만 그건 그거고

올해는 어인 일인지 어떻게 뭐라도 좀 세워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돌아왔다




작년 추석 보름달 보고 미친 사람처럼

하나만 이루어지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하겠다고 소원했던게 이뤄졌으므로

이제 그 나머지를 알아서 할 차례도 와 버렸다
정말 지겹고 지겨운 말이지만 작년 한 해는 스펙타클 그 자체였고
덕분에 몇 가지 깨달음을 얻었는데

내 구조를 튼튼히 할 것,
혼자서도 잘 살 것,
변태가 되지 말 것.



여기서 말하는 변태는 한 마디로 음흉한 사람
뭔가 감추고 숨기고 겉으로 내세우는건 허황된 불투명한 사람
잇속 챙기느라 물불 안 가리면서 솔직하지도 못 한 사람

그러면서 자기 잣대로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타인을 판단하는 징그러운 사람
침침한 대화명 한줄만으로 잘 못 지내는구나 소설쓰는 것도 섬뜩하고
발랄한 프로필 사진 한장 보고 잘 지내는구나 하는 것도 우습지 않나
일찍이 애정남이 한 말이 있는데 연애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 적용해도 될 것 같다
궁금해하는 것 까진 괜찮지만 추측은 하지말라고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대로 수근거리지 말라
적어도 우리는 그런 변태는 되지 않기로 해요
주변에 이러한 변태를 보거든 거리를 둡니다
짜증이 솟고 정신이 피폐해져서 겪지 않아도 될 피로를 겪어요




그리하여 새해에는 불투명한 사람은 멀리하고
나 역시도
투명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렇다고 투명인간이 되겠다는건 아니고
투명한 피부가 되는건 괜찮고
그렇다고 투명하게 핏줄까지 비치는건 안 괜찮고

그리고 올해는 몸을 건강하게 돌리자
그리고 올해는 제발 몰스킨을 채우자
그리고 나의 욕망을 똑바로 마주하고 올바르게 다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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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3. 23:45 from 2


01_
갑자기 자매님이 난입해와서는
Hoobastank의 reason을 흥얼거렸는데 후렴구에서 자연스럽게
브로콜리너마저의 '보편적인 노래'로 넘어가는걸 발견했댄다 

 


02_
그동안 밥을 너무 깨작거리고 먹었나보다



03_
나이먹고보니 세상에 예쁘지 않은 색이 없고
아름답지 않은 계절도 없는 것 같다  
다만 가을은 확실히 나의 제철이 아니다
분명 어릴적엔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었는데 이상하다

빨리 서늘한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모든게 괜찮아질거다
벌써부터 공기가 차가워져서 기분좋다



04_
아무나,아무얘기나 다 들어주는거 이제 못하겠다 아니 안할란다
정말 내가 꼭 필요하다면 모를까




05_
어떤 경로로 알게됐는지 기억도 잘 안 나지만
몇년째 링크에 올려놓고 즐겨찾던 
일러스트레이터의 홈페이지
오랜만에 둘러보는데 게시판에 묘한 단어들이 눈에 걸린다
하늘나라,고인,故,명복....
이미 몇달 전 일이었다 
나이도 비슷해보였고 왠지모를 친근감도 느꼈고
의욕없을때마다 들르면 그림그리고 싶어지고 마음도 정화되곤 했는데

예전에 올려진 사진들 속 일상을 보니 도무지 '죽음'과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림체처럼 밝고 따뜻한 추모분위기를 보며 여러 생각이 스친다 
올해는 정말 많이 이상하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6_
항상 하는 말이지만 여자로 살기 너무 힘든 세상



07_
보름달에게 빌 소원이 작년보다 두배 정도 늘어났다
달이 그렇게 휘영청 크고 밝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폭우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쳐서 깜짝 놀랐다 



08_
http://wwwww5.egloos.com/2534047 
새벽에 방송보다가 부러워서 폭풍눈물 쏟을뻔했다
우리나라 사람들 참 잘 논다




09_
제발 다 똑같지만은 않길



10_
이번 추석은 명절증후군 하나없이 민둥민둥하게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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