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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출한 여자

2013. 12. 1. 22:49 from 3



요즘은 정말, 아주, 매우, 대단히, 지나치게 잘 먹는다
누가 가을을 식욕의 계절이라 했는가 나에겐 확실히 겨울. 아니 어쩌면 사계절 내내
이렇게 먹고 또 먹고 아주 잘 먹고 잘 사는 나날이 이어지던 초겨울 어느날
나만큼이나 잘 먹는 여자를 보았으니 그는 바로 윤성호 감독의 <출출한 여자>.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감명깊게 보고 유튜브 구독까지 해서 두고두고 보던터라
신작 소식이 참으로 반갑기 그지없었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익숙하고 재미지다 
짤막한 에피소드에 담긴 제갈재영의 희로애락과 그 모든 걸 아우르는 먹방
비슷한 나이, 비슷해보이는 위치, 비슷한 과제 등등 그녀가 나인지 내가 그녀인지
이미 시중에(?) 만연해서 너무 
친근한 그녀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수준을 넘어
몸을 싣는 기분인걸 보니 나도 어쩔 수 없이 이젠....마 여기까지.
암튼 그 이야기들에 또 한개 보태진 출출한 여자에서 먹는 행위가 의미하는 것은
먹기 위해 살기도, 살기 위해 먹기도 하고, 먹음으로써 위로받고, 이어지고, 결국엔 행복해지는 것  
삐쩍 골은 체형을 갈망해서 늘 먹을걸 앞에 두고 고뇌에 빠지지만 사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은
한통속인지라 팔뚝과 배와 허벅지에 조금 붙은 군살들도 그녀들의 일원이 되기 위해 
필수 불가결로 갖춰야 할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는걸
그러니 나도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사는 여자가 되어야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근데 굴소스만 있으면 문제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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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와 숫자들은 이번에도 귀신같이 탁월하게 착 달라붙어가지고는
2화 엔딩에 낮게 깔리던 낮은 침대 어쿠스틱 버전의 여운이 참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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