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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2009. 12. 31. 00:22 from 2

깨알같이 정리해보는 올해의 _ _ _



1
올해 최고의 영화는 굳이 뽑자면 디스트릭트9이긴 한데 그보다 
어마어마한 재미와 감동을 받은 편도 아니고, 좋아하는 감독 작품인데도
잘 만들어진 건지는 모르겠고
뭔가 부족하고 아쉬운데도 추천은 하고 싶고,
여운도 남고 뭔가 있는 것 같았던 김씨표류기


절망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불확실할지라도 그 자체만으로 사람을 살게하는,
짜장면이나 옥수수화분같이 남들한테는 사소하고 별것 아닐지라도 누군가에겐 거대한
[
희망]이라는 주제. 그리고 소통(대화)하는 존재가 주는 희망이나 위안 같은 것.
그리고 표류하는 인간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나 위로같은 것들이
나같은 사람한테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하나하나 와닿았기 때문일거다

재기발랄하고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도 재밌었고 잔잔한 OST도 좋았다 It's Your Room, Too Much World  

사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건 마케팅문제도 아니고 박쥐와 마더 사이에 껴버린 부적절한 개봉시기 탓도 아니고
엄연히 정재영이 꾼 꿈 때문이다 현직대통령이랑 식사하는 길몽을 꿨다며 흥행대박을 기대한다더니 저런
대통령도 대통령 나름이지 난 각하꿈 꾸고 나서 씻김굿이라도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결국 내리 3개월동안 재수가 없더만
그때
꿈 속에서조차 아무것도 못한게 지금 생각해도 분하다 아악




2
이상하게 블로그에선 한번도 언급이 안된 노리플라이. 
내내 굉장히 열심히 좋아하고 좋아하다가 급기야는 끝을 본 느낌이다
본인들이 직접 말했듯이 
청년들이 공감할 곡들이 많은데도 여성팬이 압도적으로 많다 
많은 이유를 알지만 그래도 많다 그게 약간 아깝거나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 
언니네이발관은 어느덧 좋아하는 밴드.좋아하는 음악,좋아하는 뮤지션의 단계를 넘어버렸다
그러나,그래서,그러므로,그러니까,그래도,그렇기 때문에 내년엔 좀 다른 음악을 많이 듣고 싶다

취향에 상관없이 좋은 음악을 구분하는 방법을 아직 모르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에겐 제일 좋은 음악, 잘 만들어진 음악이다
당연한 소린가




3
5월 23일 항상 그랬듯이 늦게까지 퍼자던 토요일아침. 
친구의 전화를 못 받고 몇분 후 분노 담긴 문자에 깼지만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고
비척거리고 일어나서 거실로 나가 소식을 접했을때 처음으로 덜컹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그제서야 죽여버리겠다던 문자 내용이 이해가 가면서.
익숙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충격과,허무함 그리고 왜?라는
의문이 뇌리를 스치곤 했지만 이번만은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뭣때문에 의문이 들지 않았다 
지금도 문득문득 떠오르지만 할 수 있는게 그때보다 더 줄어든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실감케 했던, 혹은 실감 못하게 했던 모든 일들을 절대 잊을 수 없거니와 하나도 잊고 싶지 않다 

그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3개월만에 다시 보게 될줄이야 




4
이천구년은 '이상하다'는 한가지 표현으로 표현이 안될만큼 유독 이상한 해였고
매년 갱신되고 있긴 하지만 나에게도 역시 어느 해보다 힘들게 희한하고 희한하게 힘든 해였다 

올해 내 나이는 20대 초반때부터였나
그 나이의 멋진 언니들을 만나가면서 막연한 동경같은걸 품었던 나이였는데
되고보니 별거없고 되돌아보니 헛헛함만 남는다 이 나이에 기대했던 '장식'을 스스로에게 못해줬기 때문에.
그런데 또 불행인지 다행인지 때맞춰서 멋있는 언니들이 짠하고 나타난다 역시 죽으란 법은 없다

정확도가 관상보다 약하지만 사주보다는 높다는 손금
손금 봐주신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나의 굴곡과 방황의 세월도 올해까지라는데
어찌됐건 나 하기에 달렸겠지만 제발 맞아 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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